덴샤어택! 리뷰 (트릭 시스템, 레벨 디자인, 보스전)

기차로 올리(ollie)를 한다는 발상 하나로 이 게임은 이미 절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덴샤어택!은 토니 호크 프로 스케이터 계열의 트릭 액션과 젯 셋 라디오의 펑크 감성을 기차라는 소재에 이식한 인디 게임입니다. 저는 처음 이 게임을 접했을 때 "설마 이게 제대로 작동하겠어?"라는 반신반의 상태였습니다. 근거 없는 기대보다는 차가운 검증이 먼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조합은 실제로 작동합니다. 그것도 꽤 잘.

트릭 시스템, 어렵다는 말이 맞는가

덴샤어택!의 트릭 시스템(trick system)은 우측 아날로그 스틱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트릭 시스템이란 플레이어가 입력한 방향 커맨드에 따라 캐릭터나 탈것이 공중 동작을 수행하는 조작 체계를 말합니다. 스틱을 왼쪽으로 튕기면 올리(ollie), 즉 지면을 박차며 도약하는 기본 점프 기술이 나옵니다. 여기서 난도가 올라가면 540 힐플립(540 heelflip)처럼 반원 입력을 요구하는 기술이 등장합니다. 540 힐플립은 540도 회전과 보드 뒤집기를 동시에 수행하는 고난도 기술로, 스케이트보드 장르에서도 상급에 속합니다.

일반적으로 트릭 게임은 초반에 쉬운 기술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급 기술로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덴샤어택!은 격투 게임 수준의 커맨드 입력을 요구하는 기술들이 중반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임파서블 캔슬(impossible cancel)이라는 기술은 이름부터 쉽지 않습니다. 이 기술은 공중에서 기차를 세로로 세워 회전시킨 뒤 트릭을 도중에 중단해 다음 동작으로 이어가는 고급 연계기입니다. 처음 도전했을 때 저는 열 번 넘게 탈선을 반복했습니다.

게임 안에는 트릭셔너리(Trickionary)라는 기술 목록이 항상 열람 가능한 상태로 제공됩니다. 트릭셔너리란 게임 내 모든 기술의 커맨드와 설명을 수록한 참고 사전으로, 포즈 없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조작법을 외우지 못했더라도 흐름을 끊지 않고 진행할 수 있습니다. 높은 진입 장벽이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이 허들을 넘으면 자신만의 콤보를 설계하는 재미가 생깁니다. 저는 지금 임파서블 캔슬을 식은 죽 먹기처럼 해냅니다.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레벨 디자인, 기대보다 훨씬 과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레벨 디자인(level design), 즉 게임 내 각 스테이지의 구조와 공간 배치가 이 정도 규모와 상상력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화산 내부 레일, 가부키 무대, 버려진 도시의 관람차, 거대한 돌머리 위 트랙까지 배경만 보면 게임이 아니라 만화 한 편의 스토리보드 같습니다.

단순히 장식이 화려한 것이 아닙니다. 각 스테이지는 분기 경로를 복수로 제공하며,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야오요로즈오(Yaoyorozu-oh)가 해제됩니다. 야오요로즈오란 일본어로 팔백만 개의 길을 의미하며, 게임 안에서는 에너지 바를 채웠을 때 활성화되는 공중 무지갯빛 레일 구간을 뜻합니다. 마리오 카트의 모든 코스에 무지개 로드를 추가한다고 상상하면 감이 옵니다. 처음 이 구간에 진입했을 때 저는 컨트롤러를 잠깐 내려놓고 화면을 멍하니 봤습니다.

미션 목표도 단순 완주에 그치지 않습니다. 스테이지별로 도전 과제가 별도로 존재하며,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충돌 없이 스테이지 완료하기
  2. 라이벌을 일정 수 이상 트랙 밖으로 탈선시키기
  3. 숨겨진 출구 경로 발견하기
  4. 특정 타이밍에 지정된 트릭 구사하기

저는 첫 플레이에서 대부분 동메달과 은메달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아직 할 게 남아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스테이지를 다시 열었을 때 새로운 경로가 보이기 시작하면, 이 게임이 왜 반복 플레이를 설계에 깊이 녹여 넣었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보스전, 장르 게임의 고질병을 피했는가

트릭 액션 장르에서 보스전은 종종 실망스러운 마무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 인식을 갖고 덴샤어택!의 보스전에 임했는데,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이 게임은 그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습니다.

메가조드(Megazord) 방식으로 합체하는 기차 군단을 상대하는 보스전이 있습니다. 메가조드란 슈퍼 전대물에서 여러 기계가 합체해 거대 로봇이 되는 연출 방식으로, 이 게임은 그 방식을 기차 보스에 직접 적용했습니다. 여기에 그라인드(grind), 즉 레일 위를 활강하는 기술이 가능한 모래 뱀으로 변신하는 기차, 거대 이동 요새에 탑재된 대포를 피하며 싸우는 전투 등 각 보스는 외형도 전투 방식도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결정적으로 보스전이 정규 스테이지에서 익힌 기술들과 매끄럽게 연결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로운 조작법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고, 지금까지 배운 것을 다른 맥락에서 쓰게 만듭니다. 고속 열차가 공중에서 트릭을 구사하고 다른 레일 위에 정확하게 착지하는 연출은, 기대하지 않았던 완성도라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트릭 액션 장르에 관심 있는 분들은 IGN 코리아의 공식 리뷰에서 영어권 시각의 분석을 함께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장르적 계보를 짚는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커스터마이징, 선택이 플레이 방식을 바꾸는가

커스터마이징(customization)이란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장비나 캐릭터를 자신의 방식에 맞게 조정하는 기능을 말합니다. 덴샤어택!의 커스터마이징은 외형 변경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치와 전략에 영향을 줍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트릭 점수를 줄이는 대신 에너지 바 충전 속도를 대폭 높여주는 기차로 전략을 바꿨더니 야오요로즈오 진입 빈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매뉴얼(manual) 이동 거리를 희생하는 대신 트릭 속도를 높이는 기차도 있습니다. 매뉴얼이란 두 바퀴만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달리는 기술로, 스케이트보드 장르에서 콤보를 이어주는 핵심 연결 동작입니다. 이 수치를 줄이면 콤보 유지가 더 까다로워지는 대신 트릭 자체의 속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점수형과 속도형 중 어느 방식을 선택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스프레이 캔이나 스티커를 활용한 외형 꾸미기도 있고, 페르난도의 진(zine)에 실을 사진을 찍는 수집 요소도 있습니다. 진이란 소규모로 제작되는 비공식 잡지나 동인지를 뜻하며, 게임 안에서는 각 지역의 문화와 캐릭터 정보를 담은 정기 간행물로 등장합니다. 이 진의 완성도가 생각보다 높아서, 에미의 라면 리뷰 코너 같은 세부 요소까지 채워져 있었습니다. 이런 데서 개발팀이 세계관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느껴집니다.

덴샤어택!은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에게 쉽게 열리는 게임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장르는 원래 어렵다"는 말로 어려움을 정당화하기보다는, 배우는 과정 자체가 이 게임의 재미라는 쪽이 더 정확합니다. 저는 지금도 이전 스테이지를 다시 열어 놓친 도전 과제를 확인합니다. 금메달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레벨 디자인과 트릭 시스템의 깊이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서두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기차는 느리게 타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 참고: https://kr.ign.com/denshattack/15328/densyaeotaeg-rib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