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드 베이스볼 리뷰 (타격 밸런스, 수비 문제, 카드숍)

백야드 베이스볼 리부트에서 30대 3짜리 스코어가 나오는 경기가 연달아 이어진다면, 그건 제 실력 문제가 아닙니다. 게임 설계 자체의 문제입니다. 직접 플레이해보고 나서 처음엔 반가웠다가 점점 지쳐가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향수를 자극하는 외형은 훌륭하지만, 정작 게임 밸런스에서 무너지고 있는 이번 리부트의 문제점과 그나마 건질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해 드립니다.

타격 밸런스, 왜 이렇게 쉬워졌나

게임을 처음 켰을 때 솔직히 설렜습니다. 익숙한 꼬마 선수들 얼굴이 보이고, 조작도 직관적이었습니다. 초반 몇 경기는 홈런이 나올 때마다 짜릿했습니다. 문제는 그 짜릿함이 너무 빨리 당연해진다는 점입니다.

이번 작품의 타격 시스템에는 스윙 스팟 어시스트(Swing Spot Assist)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스윙 스팟 어시스트란 투구된 공이 스트라이크 존 내 어느 위치로 들어오는지 정확한 지점을 화면에 표시해주는 보조 기능을 말합니다. 2024년에 재출시된 백야드 베이스볼 '97에서도 비슷한 기능이 있긴 했지만, 그때는 공이 떨어질 대략적인 범위만 원형으로 표시해줬고 정확한 타격 위치는 플레이어가 직접 판단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거의 정답지를 보여주는 수준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어시스트를 켠 상태에서 스윙 타이밍만 맞추면 거의 모든 타구가 홈런이나 강한 라인 드라이브(Line Drive), 즉 타구가 지면과 평행에 가깝게 날카롭게 뻗어나가는 직선타로 이어졌습니다. 마치 메이저리그 스테로이드 시대처럼 꼬마 선수들이 경쟁하듯 담장을 넘겨댑니다. 결국 어시스트를 끄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는데, 이번엔 반대 문제가 생깁니다. 변화구(Breaking Ball), 쉽게 말해 투수가 의도적으로 공의 궤적을 휘게 던지는 구종이 스트라이크 존 어디에 꽂힐지 가늠이 안 되면서 공을 맞히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워집니다.

결국 이 게임의 타격이 제공하는 선택지는 두 가지뿐입니다.

  1. 어시스트를 켜고 거의 매 타석 홈런을 치는 수준으로 쉽게 플레이한다
  2. 어시스트를 끄고 변화구에 속절없이 삼진을 당하며 불합리하게 어렵게 플레이한다

그 중간 어딘가에 있어야 할 적당한 도전감이 없습니다. 난이도를 최고 설정인 백야드 레전드(Backyard Legend)로 올리면 투구 속도가 빨라져 컨트롤러로 플레이할 때는 조금 힘들어지긴 합니다. 그런데 저는 마우스와 키보드로 바꾸자마자 다시 손쉽게 안타를 쏟아냈습니다. 입력 방식 하나로 체감 난이도가 이렇게 달라진다면, 난이도 설계 자체를 신뢰하기가 어렵습니다.

수비 문제, 경기 흐름을 끊는 진짜 원인

타격이 너무 쉬워서 문제라면, 수비는 너무 무력해서 문제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건 어느 정도 감안했는데, 수비에서 이렇게까지 답답함을 느낄 줄은 몰랐습니다.

과거 백야드 베이스볼 시리즈, 특히 백야드 베이스볼 '97이나 2003에서는 우익수에서 1루로 강한 송구를 던져 주자를 잡아내는 묘미가 있었습니다. 수비도 하나의 플레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야수든 외야수든 공을 잡은 뒤 던지는 모션이 전반적으로 느립니다. 유격수(Shortstop), 즉 2루와 3루 사이를 수비하며 내야에서 가장 넓은 범위를 담당하는 포지션에서 2루로 빠르게 송구하기를 기대했는데, 공이 둥실 떠가는 아리랑볼만 나왔습니다.

더 황당한 부분은 주루 플레이 중에는 전력 질주와 슬라이딩을 직접 지시할 수 있으면서, 정작 외야 뜬공이나 라인 드라이브를 잡으러 가는 수비수는 전력 질주를 시킬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병살타(Double Play)란 한 번의 수비로 두 명의 주자를 아웃시키는 플레이인데, 이 게임에서는 그 짜릿함을 경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5분 전에 끝났어야 할 이닝이 질질 늘어나면서 상대 주자가 득점권에 차곡차곡 쌓이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실책 방지 옵션을 켜도 근본적인 송구 속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수비 조작의 이런 한계는 타격의 쉬움과 맞물려 경기를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몰아갑니다. 20점 넘는 점수 차가 벌어지는 경기가 속출하는데, 게임에 콜드게임(Cold Game) 규정, 즉 일정 점수 차 이상이 벌어지면 경기를 조기에 종료하는 규칙이 없다는 점도 상황을 더 악화시킵니다. 6이닝 경기에서 4이닝 만에 10점 이상 차이가 나도 끝까지 경기를 진행해야 합니다. 게임의 완성도나 스포츠 게임 전반에 관심 있다면 Metacritic 게임 평가 페이지에서 다른 유저들의 반응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카드숍, 그나마 계속 켜게 만드는 이유

이렇게 밸런스가 무너진 게임을 제가 왜 계속 켰냐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카드숍 때문이었습니다. 이 기능만큼은 설계를 꽤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카드숍에서는 세 종류의 카드 팩을 구매하고 개봉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카드, 아이템 카드, 그리고 특수 능력 카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팩은 인게임 토큰으로만 구매 가능합니다. 마이크로트랜잭션(Microtransaction), 즉 현실 돈을 소액 지불해서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하는 방식이 전혀 없습니다. 요즘 게임 시장에서 이건 꽤 칭찬받을 만한 부분입니다.

특히 리믹스 카드는 여러 아티스트가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캐릭터 일러스트를 담고 있어서 팩을 뜯는 순간 어떤 일러스트가 나올지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단순히 캐릭터를 수집하는 행위가 아니라, 아트워크를 구경하는 재미가 별도로 있었습니다.

로스터(Roster), 즉 게임에서 선택 가능한 전체 선수 명단도 인상적입니다. 원작 시리즈에서 사랑받았던 꼬마 선수 30명 전원이 처음부터 플레이 가능한 상태로 등장합니다. 파블로 산체스, 조신다 스미스 같은 핵심 멤버는 물론이고, 백야드 베이스볼 '97 오리지널 캐릭터인 레아 웨인과 치코 파파스도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제이슨 지암비 같은 메이저리그 레전드도 포함되어 있어 팬이라면 명단만 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이 들 것입니다.

다만 일부 선수들은 해금 조건을 충족해야 팀에 합류시킬 수 있습니다. 일정 수의 홈런이나 도루 같은 조건인데, 조건이 처음부터 전부 공개되는 방식이 아니라 어느 정도 진행해야 파악되는 구조입니다. 이 부분은 아쉽습니다. 모든 조건이 처음부터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었다면 플레이 동기부여가 더 명확했을 텐데, 지금은 뭘 향해 달려가는지 조금 모호한 느낌이 있습니다. 게임 산업의 설계 트렌드나 유사 사례를 좀 더 알고 싶다면 IGN의 야구 게임 추천 목록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백야드 베이스볼 리부트는 원작 팬이라면 살 만한가요?

A.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강한 팬이라면 로스터와 카드숍만으로도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게임 플레이의 긴장감이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에, 장시간 즐기기보다는 추억을 되살리는 용도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밸런스 패치가 이루어진다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스윙 스팟 어시스트를 끄면 타격이 더 재밌어지나요?

A.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어시스트를 끄면 변화구 궤적을 예측하기가 지나치게 어려워져서 공을 맞히는 것 자체가 힘들어집니다. 어시스트를 켜면 너무 쉽고 끄면 불합리하게 어렵고, 그 사이 적당한 도전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마우스와 키보드로 플레이하면 최고 난이도에서도 손쉽게 안타가 나오는 경우가 있어 조작 방식 선택도 체감에 영향을 줍니다.

Q. 온라인 멀티플레이는 언제 가능한가요?

A. 출시 당시 온라인 PvP 모드 업데이트가 연기되면서 현재 정확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로컬 멀티플레이는 지원되기 때문에 실제 상대와 대전하고 싶다면 같은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유일합니다.

Q. 마이크로트랜잭션이 있나요? 카드숍에서 현금이 필요한가요?

A. 없습니다. 카드숍의 모든 팩은 게임 내 플레이를 통해 얻은 토큰으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현실 돈이 필요한 소액 결제 요소는 전혀 없으며, 이 부분만큼은 요즘 게임들과 비교해도 분명한 장점입니다.

Q. 위글 볼 모드는 일반 경기보다 재밌나요?

A. 4대4로 진행되는 빠른 포맷이라 처음에는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위글 볼(Wiffle Ball), 즉 가볍고 구멍 뚫린 플라스틱 공을 사용하는 빠른 비공식 야구 포맷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타격과 투구 시스템의 밸런스 문제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적응하고 나면 결국 일반 경기와 비슷한 일방적인 흐름이 반복됩니다.

백야드 베이스볼 리부트는 추억을 꺼내놓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추억을 새롭게 즐기게 만드는 데는 아직 부족합니다. 타격, 투구, 수비의 밸런스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장시간 플레이하기는 솔직히 권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당장 구매를 고민 중이라면, 밸런스 패치 이후 재평가를 지켜보고 결정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원작 팬이라면 캐릭터 구경과 카드숍 정도로 가볍게 접근하되, 진지한 스포츠 게임 경험을 기대한다면 기대치를 낮추고 시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 참고: https://kr.ign.com/backyard-baseball/15364/baegyadeu-beiseubol-ribyu